저주가 풀려야 자유로워진다고 생각하시나요. 저도 처음엔 그렇게 봤습니다. 그런데 두 번 보고 나서 완전히 바뀌었어요.2004년 스튜디오 지브리 작품이고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입니다. 러닝타임은 119분이에요. 저는 처음에 극장에서 봤고, 두 번째부터는 넷플릭스로 봤습니다(2026년 9월 15일 확인). 제공처는 자주 바뀌니 시청 전에 확인해보세요.얼굴이 대사보다 정확했습니다이 작품에서 가장 치밀한 건 소피의 외모 변화입니다.보통 이런 저주는 이야기 끝에 한 번 풀리는 구조로 갑니다. 그런데 소피의 얼굴은 영화 내내 고정돼 있지 않아요. 자기 생각을 분명히 말할 때, 누군가를 지키겠다고 결심하는 순간, 눈앞의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장면마다 주름이 펴지고 눈이 또렷해집니다. 반대로 스스로를 하찮다고 여..
유바바와 계약한 자는 자기 이름을 잃고, 이름을 잃은 자는 잃었다는 사실조차 모른다. 2001년 개봉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이 가진 가장 무서운 전제입니다. 이름을 빼앗긴다는 것의 의미이 영화의 세계관에는 하나의 핵심 규칙이 있습니다. 유바바가 운영하는 온천 유야에 들어온 자는 계약서에 서명하면서 자기 이름의 한 글자씩을 빼앗깁니다. 오기노 치히로는 '센'이 되고, 하쿠는 본래 이름을 통째로 잃습니다. 그리고 이 설정이 무서운 이유는 단순히 이름을 못 쓰게 돼서가 아닙니다.이름을 빼앗기면 자기가 누구였는지를 기억하는 능력 자체가 흐려진다는 것, 그게 핵심입니다. 하쿠는 자신의 본래 이름이 무엇인지 아무리 애를 써도 떠올리지 못하는 상태로 오랜 시간을 보냈습니다. 아이덴티티(identity), 즉 자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