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끝까지 보고도 주인공이 진짜로 미쳤는지 안 미쳤는지 모르겠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는 처음 봤을 때 그 쪽이었습니다. 그런데 마지막 대사 한 줄이 전부를 바꿔놨어요. 괴물로 살 것인가, 선량한 사람으로 죽을 것인가. 그 질문이 멧 번이고 머릿속에서 맴돌았습니다. 진짜 미친 건지, 알면서 모르는 척한 건지영화를 다 봤는데 주인공이 실제로 정신질환자였는지 아닌지가 명확하지 않다고 느끼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런데 저는 다시 보고 나서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앤드루 레디스가 마지막 장면에서 정신이 돌아온 게 아니라, 처음부터 모든 걸 알고 있었다는 쪽으로 읽혔거든요.이 해석의 근거가 되는 개념이 바로 '해리성 정체감 장애(DID)'입니다. 해리성 정체감 장애란 극심한 심리적 외상(트라우마)으로 인해 하나의..
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복수극이라고 생각하며 봤습니다. 누가 가뒀는지 찾아내서 갚아주는 이야기라고요. 그런데 펜트하우스 장면에서 앨범이 펼쳐지는 순간, 제가 두 시간 가까이 따라온 이야기의 구조가 통째로 무너졌습니다. 영화가 끝나고 한동안 아무 말도 못 했던 건, 재미가 없어서가 아니라 이런 걸 봐도 되나 싶은 마음과 눈을 못 떼겠다는 마음이 동시에 들었기 때문이었습니다.펜트하우스 반전, 그리고 말의 무게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2003)는 칸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한 작품입니다(출처: 칸 영화제 공식 사이트). 수상 당시 심사위원장이었던 쿠엔틴 타란티노가 강하게 밀었다는 이야기는 지금도 자주 인용됩니다. 이 영화가 단순한 장르 스릴러로 분류되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복수, 근친, 기억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