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사는 시대가 유독 시시하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저도 그런 기분이 들 때마다 오래된 영화나 음악에 손이 갔는데, 어느 순간 그게 도피인지 취향인지 헷갈리기 시작했습니다. 우디 앨런의 2011년작 《미드나잇 인 파리》는 그 질문을 정면으로 건드립니다. 과거를 동경하는 것이 낭만인지 회피인지, 이 영화는 웃기면서도 꽤 날카롭게 파고듭니다. 헤밍웨이가 읽기를 거절한 이유 — 황금시대의 환상이 작동하는 방식파티에서 누군가를 소개받았는데 그게 어니스트 헤밍웨이라면 어떤 표정이 될까요. 주인공 길(오웬 윌슨)이 딱 그 상황을 맞닥뜨립니다. 제가 그 장면을 처음 봤을 때 길의 얼떨떨한 표정이 정확히 제 표정이었습니다. 책으로만 알던 대문호가 눈앞에 서 있다는 설정 자체가 이미 웃기는데, 그 다음 대사에서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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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8. 27. 09:4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