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 영화가 오래 남는 건 아름다워서라고들 합니다. 그런데 제가 건축학개론을 다시 꺼내 볼 때마다 느끼는 건 아름다움보다 민망함 쪽에 가깝습니다. 그 시절 제 모습이 승민과 너무 닮아 있어서요. 마음이 있으면서도 표현할 줄 몰라 괜히 무뚝뚝하게 굴고, 사소한 오해 하나에 혼자 등을 돌리던 그 서툶 말입니다. 2012년 개봉 후 10년이 넘도록 이 영화가 계속 회자되는 이유가 단순히 첫사랑 코드 때문은 아닐 거라고 생각합니다. 첫사랑 감성과 90년대 시대상 — 이 영화가 정확하게 붙잡은 것들건축학개론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승민과 서연이 아무도 살지 않는 빈 집에 몰래 들어가, 낡은 마루에 나란히 누워 이어폰을 한쪽씩 나눠 끼고 음악을 듣는 장면입니다. 전람회의 이 흘러나오는 그 짧은 시간 동안 ..
카테고리 없음
2026. 7. 30. 16:5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