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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2)
기생충 영화 분석 (계단 상징, 미장센, 계급 구조)

2020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비영어권 영화 최초로 작품상을 수상한 기생충은, 상영 시간 132분 내내 단 한 줄의 설명 대사 없이 계급을 시각화한 영화입니다. 저는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때, 대사보다 계단과 빗소리가 훨씬 많은 말을 하고 있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계단 상징 — 두 세계를 가르는 거리기생충에서 제가 가장 오래 붙들고 있었던 장면은 폭우가 쏟아지던 밤, 기택 가족이 박 사장네 집을 빠져나와 끝없이 계단을 내려가는 시퀀스입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이 가족은 그 집 거실에 누워 마치 자기들 공간인 양 술을 마시고 있었는데, 예정에 없던 주인의 귀가로 순식간에 테이블 밑에 숨어야 하는 처지가 됐습니다.집을 빠져나오는 순간부터 시작되는 하강이 정말 길었습니다. 계단을 내려가고, 또 내려가..

카테고리 없음 2026. 7. 30. 09:18
그린북 (인종차별, 정체성, 자존심)

1962년 미국 남부를 여행하는 흑인 피아니스트에게 안전한 숙소와 식당을 알려주는 책이 실제로 존재했습니다. 그 이름이 '그린북(Green Book)'입니다. 저는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 그런 책이 필요했던 시대가 얼마나 최근인지 제대로 실감하지 못했습니다. 인종차별의 구조, 장면 하나로 말하다명성과 부를 다 가진 사람도 피부색 하나로 식당에서 쫓겨날 수 있다는 게, 과연 먼 옛날 이야기일까요? 저는 이 질문이 자꾸 머릿속에 맴돌았습니다.영화 속 돈 셜리(Don Shirley)는 카네기홀에서 공연하는 수준의 클래식 피아니스트입니다. 그런데 그가 미국 남부 투어를 떠날 때 반드시 챙겨야 했던 것이 바로 '니그로 모터리스트 그린북(Negro Motorist Green Book)'이었습니다. 여기서 그린북이란..

카테고리 없음 2026. 7. 27.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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