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봤을 때 화면에서 이탈리아 한여름의 열기가 실제로 전해지는 것 같아서 잠시 멍하게 앉아 있었습니다. 영화가 끝난 뒤에도 그 온도가 한참 몸에 남아 있었어요. 작품 정보원제: Call Me by Your Name감독: 루카 구아다니노원작: 안드레 애치먼 『그해, 여름 손님』출연: 티모시 샬라메, 아미 해머, 마이클 스털버그개봉: 2017년아카데미 각색상 수상볼 수 있는 곳 (2026년 9월 9일 확인)쿠팡플레이 — 구독 시청제공처는 자주 바뀌니 시청 전에 확인해보세요. LP 바늘이 그 트랙에 닿는 순간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마지막 장면입니다. 올리버의 약혼 소식을 전화로 들은 엘리오가 벽난로 앞에 앉아 불꽃을 바라보다 조용히 무너지는 장면. 컷 없이 티모시 샬라메의 얼굴만 한참 담아냅니다. 저는 그 ..
음악 영화를 보고 나서 플레이리스트를 바꾼 적 있으신가요. 저는 있습니다.존 카니가 2013년에 만든 104분짜리 영화입니다. 마크 러팔로와 키이라 나이틀리가 나오고, 아담 레빈도 록스타 역으로 등장합니다.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습니다(2026년 9월 9일 확인). 이 영화가 저한테 남긴 건 OST 한 곡이 아니라 음악을 어떻게 듣느냐는 질문이었어요. 이어폰을 나눠 끼는 장면음악 영화라면 보통 공연 장면을 먼저 떠올립니다. 그런데 제일 오래 남은 건 무대가 아니었어요.댄과 그레타가 이어폰 한 쌍을 나눠 끼고 밤의 뉴욕을 걷습니다. 서로의 재생목록을 들려주면서요. 뭘 듣는지 보면 그 사람을 알게 된다고 그레타가 말하는데, 저도 누군가와 이어폰을 나눠 낀 적이 있어서 그게 얼마나 긴장되는 일인지 압니다. 내..
세바스찬이 피아노를 치기 시작하는 순간 숨을 멈췄습니다. 화려한 오프닝도, 그리피스 천문대의 춤도 아니고 그 마지막 5분이 제일 오래 남았어요. 그런데 다 보고 나서 남은 게 감동만은 아니었습니다. 작품 정보원제: La La Land감독·각본: 데이미언 셔젤출연: 라이언 고슬링, 엠마 스톤, 존 레전드, J.K. 시먼스개봉: 2016년러닝타임: 128분볼 수 있는 곳 (2026년 9월 9일 확인)쿠팡플레이 — 구독 시청제공처는 자주 바뀌니 시청 전에 확인해보세요. 저는 쿠팡플레이로 봤습니다. 마지막 5분이 남긴 것두 번째로 볼 때 확실히 느꼈습니다. 처음엔 그냥 아프다고만 생각했는데, 다시 보니 구조가 굉장히 치밀하더군요.세바스찬이 자기 재즈 바에서 그들의 테마곡을 치기 시작하면 화면이 넘어갑니다. 헤어..
기억을 지워주는 회사가 있다면 어떨까. 이 영화는 그 가정 하나로 시작합니다. 저는 쿠팡플레이로 두 번 봤는데, 첫 관람과 두 번째가 완전히 다른 영화였습니다.작품 정보원제 | 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감독 | 미셸 공드리각본 | 찰리 카우프만출연 | 짐 캐리, 케이트 윈슬렛, 커스틴 던스트, 마크 러팔로개봉 | 2004년러닝타임 | 108분볼 수 있는 곳 (2026년 9월 7일 확인)쿠팡플레이 — 구독 시청※ 제공처는 자주 바뀌니 시청 전에 확인해보세요.솔직히 구조에는 좀 지쳤습니다먼저 인정하고 갈 게 있습니다. 저는 이 영화의 구성에 완전히 설득되지는 않았어요.감정에 빠져들려는 순간마다 "지금이 삭제 전인가 삭제 중인가"를 계산하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했거든요..
솔직히 처음 봤을 때 저한테 오래 남은 건 배가 가라앉는 장면이 아니었습니다. 로즈라는 여자였어요. 몸도 인생도 꽉 조여진 시대에 난간을 넘으려던 그 순간, 이미 마음을 뺏겼습니다. 재난 로맨스가 아니었습니다.작품 정보원제 | Titanic감독·각본 | 제임스 카메론출연 |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케이트 윈슬렛, 빌리 제인, 캐시 베이츠개봉 | 1997년러닝타임 | 194분볼 수 있는 곳 (2026년 9월 7일 확인)쿠팡플레이 — 구독 시청※ 제공처는 자주 바뀌니 시청 전에 확인해보세요. 코르셋 조이는 소리가 먼저 떠오릅니다1912년이라는 배경을 빼고 이 영화를 말하는 건 반쪽짜리라고 생각합니다.어머니가 로즈의 코르셋을 조이는 장면이 있어요. 시대 의상처럼 지나가지만, 저는 이 영화에서 억압이 가장 선명..
저는 일곱 살 터울 오빠 하나만 두고 자랐습니다. 그래서 그레타 거윅의 작은아씨들을 틀기 전에 좀 걱정했어요. 자매 사이의 감정을 몸으로 아는 사람이 아닌데 이 영화를 제대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싶었거든요. 결론부터 말하면 완전히 빗나갔습니다. 안 겪어본 쪽이라서 오히려 더 깊이 들어갔습니다.작품 정보원제 | Little Women감독·각본 | 그레타 거윅원작 | 루이자 메이 올컷 『작은 아씨들』(1868)출연 | 시얼샤 로넌, 엠마 왓슨, 플로렌스 퓨, 일라이자 스캔런, 티모시 샬라메, 메릴 스트립러닝타임 | 135분북미 개봉 | 2019년 12월 25일볼 수 있는 곳 (2026년 9월 7일 확인)쿠팡플레이 — 구독 시청※ 제공처는 자주 바뀌니 시청 전에 확인해보세요.자매애가 낯선 사람이 이 영화를 만..
2013년 겨울, 저는 연인과 사소하게 다툰 채로 극장에 들어갔습니다. 영화가 끝났을 때는 말 한마디 없이 손을 잡고 나왔고요. 어바웃 타임은 그런 영화입니다. 시간을 되돌리는 남자의 이야기인데, 정작 그 능력이 알려준 건 평범한 하루의 무게였습니다.작품 정보원제 | About Time감독·각본 | 리처드 커티스출연 | 돔놀 글리슨, 레이철 맥아담스, 빌 나이국내 개봉 | 2013년 12월 5일러닝타임 | 123분 / 15세 이상 관람가볼 수 있는 곳 (2026년 9월 7일 확인)넷플릭스 — 구독 시청웨이브 — 구독 시청, 대여·구매도 가능왓챠 — 구독 시청애플 TV, 구글 플레이 — 구매·대여※ 제공처는 자주 바뀌니 시청 전에 확인해보세요. 다투고 들어간 극장에서 생긴 일그날 왜 다퉜는지는 지금 기억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