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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3)
이터널 선샤인 (명장면, 결말, 비선형 서사)

이 영화의 핵심 장치는 레이시텍(Lacuna Inc.)이라는 가상의 기업이 제공하는 기억 삭제 시술입니다. 여기서 기억 삭제란 특정 인물과 관련된 신경 연결망(Neural Pathway)을 선택적으로 소거하는 절차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 뇌 속에 저장된 특정 기억의 물리적 흔적을 지워버리는 것입니다.이 설정을 뒷받침하는 방식이 바로 비선형 서사(Non-linear Narrative)입니다. 비선형 서사란 사건을 시간 순서대로 나열하지 않고 기억, 감정, 연상의 흐름을 따라 뒤섞어 전개하는 서술 방식입니다. 찰리 카우프만이 쓴 이 각본은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했는데(출처: Academy of Motion Picture Arts and Sciences, 제77회 시상식), 그 이유가 바로 이 형식적 실험이..

카테고리 없음 2026. 7. 24. 15:40
타이타닉 (로즈, 동등한 시선, 결말)

솔직히 처음 타이타닉을 봤을 때, 저는 배가 가라앉는 장면보다 로즈라는 여자가 더 오래 머릿속에 남았습니다. 코르셋으로 몸도 인생도 꽉 조여진 시대에, 그녀가 난간을 넘으려던 그 순간 — 저는 이미 그 영화에 마음을 뺏겼습니다. 단순한 재난 로맨스가 아니었습니다. 시대적 배경 — 코르셋 안에 갇힌 삶1912년이라는 시대 배경을 빼고 타이타닉을 말하는 건 반쪽짜리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이 영화를 다시 볼 때마다 새삼 놀라는 건, 카메라가 로즈의 삶을 얼마나 촘촘하게 포착하고 있느냐 하는 점입니다. 코르셋(corset)이라는 도구가 단순히 패션 소품이 아니라 여성 억압의 물질적 상징으로 기능한다는 걸, 이 영화는 설명 없이 보여줍니다. 여기서 코르셋이란 허리와 흉곽을 끈으로 조여 몸의 형태를 강제로 ..

카테고리 없음 2026. 7. 24. 10:37
작은아씨들 리뷰 (자매애, 개성 존중, 여성 서사)

저는 7살 터울 오빠 하나만 두고 자랐습니다. 그러다 보니 그레타 거윅 감독의 (2019)을 보기 전에 솔직히 걱정이 앞섰습니다. 자매들 사이의 끈끈한 감정을 몸으로 이해한 적 없는 사람이, 이 영화가 담은 자매애를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을까 싶었던 겁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습니다. 오히려 경험해보지 못한 것에 대한 그리움이 영화를 더 깊이 파고들게 만들었습니다. 자매애가 낯선 사람이 이 영화를 만났을 때영화를 처음 틀었을 때 제가 느낀 건 묘한 거리감이었습니다. 조와 메그가 서로를 이름 대신 애칭으로 부르는 장면, 말 몇 마디 없이도 눈빛으로 통하는 장면, 한 이불 안에서 소곤소곤 비밀을 나누는 장면들이 낯설게 느껴졌습니다. 오빠와 저는 나이 차이가 컸고, 함께 어울려 놀았던 기억..

카테고리 없음 2026. 7. 23.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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